내가 마지막으로 본 숭례문.

Category:분류없음 Date:2008/02/12 21:54 Author:

 솔직히 말하면 별 관심없었다.

 처음 불났다는 뉴스가 YTN을 통해서 나왔을 때는 솔직히 금방 꺼질듯하게 생겼었고, 잠시 후 화재진압이 거의 완료되었다는 뉴스가 곳곳에서 나와서 '그냥 개보수 몇 달하면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내게 있어서 숭례문은 애국가할때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미속촬영의 배경으로 나오는 곳에 불과했다.
 
약하던 불길이 갑자기 세지고 기왓장이 떨어지는 모습을 TV로 보니 갑자기 떨리기 시작했다. 항상 같은 곳에서 꿋꿋히 서 있어야할 숭례문이 주저않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에 찍었던 사진이 생각났다.
2007년 12월 23일. 차로 청계천에 가는 길에 끝도 없이 밀려서 지루해 하고있다가 카메라를 꺼냈었다. 차 앞쪽을 향해서 셔터를 날렸는데 살짝 포커스가 맞지않는 기분이 들었다. 포커스가 제대로 맞는지 핀테스트를 하기 해 주변의 화려한 물체를 찾았다.
 
 오른쪽을 보니 숭례문이 있었다. (그때는 숭례문인지도 모르고 그냥 카메라를 숭례문 쪽으로 향했다.) 포커스가 맞는지 리뷰하기 위해 여러 장을 연사로 날렸다. 앞에 차들도 지나갔다. 사진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핀테스트용으로 촬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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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은 모르겠지만 포커스가 대충 맞는 것 같아 4장의 사진을 모두 지웠다. 이게 내가 마지막으로 본 숭례문이고, 나는 주변에 언제나 든든히 서있는 숭례문을 핀테스트용으로만 썼던 것이다.
 
 저 사진을 찍은 이후로 추가로 찍은 것이 없어서, 메모리카드를 복구해봤다.
 
 네 장의 사진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기분이 참 이상했다. 그런 일을 겪어 본적은 없지만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친구의 사진을 책 사이에서 발견한 기분같았다.

 아쉽지만 3년의 복구시간을 거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숭례문은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는 숭례문이겠지만, 가짜숭례문이다. 저 네 장의 사진이 복구되지 않았다면 더 아쉬웠겠지만, 사진들을 복구해 놓고도 진짜 숭례문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600년 동안 항상 같은 자리에 있어서 숭례문의 존재를 느끼지 못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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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A2 Says
    2008/02/13 23:51 PERMALINK M/D REPLY

    저는 직접 찍은 사진은 커녕 구경간적 조차 없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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